통통 튀는 것, 화사하고 밝은 것, 비비드한 색감, 얇고 시원한 소재, 까슬까슬한 촉감… 여름의 패션을 떠오르는 대로 나열해보면 대충 이런 것들이다. 반면 가을의 패션을 떠올려보면, 차분함, 톤 다운되고 약간 칙칙한 듯한, 도톰하고 포근한 촉감 뭐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이렇듯 계절이 가져다주는 이미지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데, 늘 구체적인 패션만은 어렵다. 아니, 그래서 어떻게 입으라고.

가을 패션의 팁을 그림 공부하듯이, 혹은 산책하듯이 배우면 조금 더 이해가 쉽지 않을까, 하는 직업적 마인드에서(글을 적으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적게 된 이번 칼럼, ‘가을 패션-나무를 닮다’

나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색

그린&브라운

초등학생에게 나무를 그려보라고 했을 때, 가장 흔한 방식은 갈색 나무 기둥과 가지, 그리고 퐁실퐁실하게 그리는 초록의 나뭇잎일 것이다. 그게 바로 가을의 색이다. 다만, 가을은 봄, 여름처럼 대놓고 밝고 화사하기보다는 약간 톤 다운된 색상이 어울리는 계절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그린도 쨍한 그린이 아니라 채도와 명도가 낮은 그린, 카키, 올리브 색상이 좋다. 브라운도 마찬가지다. 뭐랄까, 비온 뒤의 어린 나무의 색이 아니라 몇 십년 세월의 풍파를 겪어낸 진한 색상의 나무 기둥 같은 브라운 같은.

상의나 하의, 외투 모두 이런 그린&브라운 아이템을 하나씩 구비하면 편하고 멋스럽게 가을을 나기 좋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너무 ‘나무 같은 필요’는 없다는 점. 브라운 하의에 그린 상의를 입어도 멋진 룩이 가능하지만, 꼭 그렇게 나무를 자처할 필요는 없다. 블랙이나 네이비, 화이트 색상의 아이템과 그린&브라운 아이템을 함께 매치하면 너무 칙칙하지 않으면서도 포근하 룩이 완성된다.

가을에는 단풍이 곱다

옐로우&레드

가을하면 단풍이다. 거리에는 노오란 은행나무가 늘어서있고, 해질 무렵의 서산에는 노을보다 붉은 단풍이 가득한 계절. 가을 패션에서도 옐로우&레드를 활요할 수 있다. 그린&브라운과 같은 원칙으로 톤 다운된 색상이라면 다소 튀는 것 같아 보이는 옐로우&레드도 어렵지 않다. 특히 블랙, 그레이 같은 무채색 계열의 코디에서 포인트로 활용하기 좋은 색상이다.

특히 옐로우&레드는 포근한 촉감의 니트 제품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진한 색상의 데님 팬츠에 옐로우 또는 레드 색상의 니트나 카디건을 매치해보자. 한층 어려보이면서도 가볍지 않은 룩이 완성된다. 특히 레드는 딥 브라운 컬러와의 조합이 환상적이다. 색감의 향연으로 불리는 영화 <her> 을 본 분들은 공감할 거다. 딥 브라운 치노 팬츠에 레드 니트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피부가 흰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코디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