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주(酒) 자와 옛 석(昔) 자를 합치면 식초를 표기할 때 쓰이는 초산 초(醋)자가 된다. 옛날 술이라는 의미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조합된 글자다.

아주 오래전, 식초는 술로부터 탄생되었다. BC5000년경 바빌로니아인들이 포도나 야자수 열매, 술을 이용해 제조해 먹기 시작한 것이 기원. 인간이 만든 최초의 조미료가 바로 식초다.

식초는 다양한 쓰임과 유용한 효능을 지니고 있어서 발명 이래 줄곧 사람들의 실생활에 애용되어 왔다. 소독제 및 세정제로, 꿀과 섞어 감기약으로, 물에 희석해 마시면 훌륭한 피로회복제가 됨은 물론 매일 먹으면 이만한 건강보조제가 없다. 시큼한 맛 때문에 산성 식품으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우리 몸에 흡수되는 순간 알칼리성으로 변하는 고마운 액체다. 쌀이나 밀가루 같은 산성음식과 함께 먹으면 인체를 중화시켜 준다. 동서양의 주식과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재료다.

요즘은 식초 만드는 재료를 다양화하는 추세다. 파인애플, 딸리, 호박, 생강, 패션후르츠, 바나나 등 영양가 높은 재료들로. 식초의 효능이야 거의 비슷하지만 원재료가 무어냐에 따라 세세한 효능이 달라진다. 이젠 개인 취향에 따라 카페에서 음료 주문하듯 식초도 골라 먹는 시대다.

원재료의 발효와 숙성을 거쳐 제조되기에 한 두 숟가락만 떠서 음식에 넣어도 충분히 제 기능을 한다. 얼마나 고마운가? 원재료의 효능이 아무리 좋아도 매끼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인데 식초를 통해 부담스럽지 않게 항상 섭취할 수 있으니. 특히, 한여름 무더위에 진이 다 빠질 때 물에 희석한 식초 음료는 일상의 링거와 같다. 너무 일상적인 재료라 이만큼 대단하다는 걸 간과하고 지날 뿐, 식초 하나만으로도 활력은 물론 미용까지 챙길 수 있는 만능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