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꽃말은

예쁜 꽃들에게는 예쁜 이름이 있다. 그리고 이름 뒤의 꽃말도 있다. 생각해보면 꽃말이라는 건 꽃들의 사연인 셈이다. 사연 없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꽃말 덕분에 이 세상 많은 꽃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서 피고, 또 진다.

해바라기는 이름부터 좋다. 데이지, 샐비어, 아마릴리스처럼 세련된 이름은 아니지만 꾸밈없이 마음을 드러내는 담백한 이름이다. 해를, 해만을 바라보는 꽃. 너무 간절하게 해를 바라보다 그만 생김새도 해를 닮게 된 꽃. 그리스 신화에서 태양의 신 아폴로에게 한눈에 반한 물의 요정이, 한 자리에 선채 아흐레 낮밤 동안 아폴로를 기다리다, 끝내 대지에 몸이 박혀 되었다는 해바라기 꽃. 고흐가 사랑했던 바로 그 해바라기 꽃.

그래서 해바라기의 꽃말은 숭배, 기다림이다. 환한 대낮에는 해를 사랑하며 숭배하고, 해가 저물고 나면 동이 틀 때까지 일편단심, 간절하게 기다리는 꽃. 우리 모두, 한때 해바라기였던 적 있었다. 살면서 한 번쯤, 누구나 해바라기가 되어 그만큼의 사랑과 그만큼의 기다림으로 낭만의 꽃을 피운 적 있을 테니. 기다리고 기다리다, 발끝에 서러운 눈물을 알알이 떨어뜨린 적도 있을 테니.

해바라기 씨앗은 해바라기의 마음

해바라기는 해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해바라기 씨앗으로 알알이 드러낸다. 해를 더 많이 따를수록, 더 많이 사랑할수록 알차고 예쁜 해바라기 씨앗들이 빼곡하게, 해바라기의 가슴에 들어차는 것이다. 그런 간절한 마음들이 모여 우수수 떨어진다. 그래서 해바라기 씨앗을 먹을 때만큼은 다른 견과류를 먹을 때보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 이 작고 여린 것들이 모두 해바라기의 사랑이요, 기다림이요, 간절함이었던 거지. 내가 누군가의 간절함을 선물 받은 거지. 나도 무엇인가에 간절해져야지.

사랑, 간절한 마음이 모여 생겨난 것들이 나쁜 마음을 지닐 리가 없다. 해바라기 씨는 오도독, 오도독 식감도 좋고 고소한 맛도 일품이다.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고, 면역력도 높여준다. 손발이 차가운 사람에게도 좋고, 생리통이 심한 여성에게도 좋다.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암을 예방해주기도 한다. 맞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딘가 아프다면 낫게 해주고 싶고, 불편한 게 있다면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사랑이고 간절함 아닐까. 나는 해바라기의 해도 아닌데, 감히 그런 마음의 덕을 본다.

한낱 해바라기 씨앗보다

아니다, 사실 나는 누군가의 해가 되기보다 누군가의 해바라기가 되고 싶다. 해는 모든 해바라기에게 사랑받지만 해바라기는 오직 하나의 해만을 사랑하니까. 그런 마음으로 사랑하다보면, 내 마음에도 알알이 잘 여문 해바라기 씨가 빼곡해지려나. 그 해바라기 씨앗으로 내 주변 사람들을 더 건강하고 즐겁게 해줄 수 있으려나. 문득, 사람이란 한 송이 해바라기만큼 살기도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내 머리와 가슴에 담고 있는 것들, 놓치기 싫어 내 손에 꽉 쥐고 있는 그 많은 것들이 한낱 해바라기 씨앗보다 값지다 할 수 있을까. 간절한 마음이 모인 그 해바라기 씨앗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