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 다쿠아즈 먹을 거다. 난 오늘 우아할 거다.
 
가끔은 괜히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이유없이 우아하고 고급스럽고 싶은 날. 물론 아닌 날도 많죠. 대부분은 국에 만 밥을 후루룩 떠 먹으며 사는 걸요. 김치 지익 찢어서 김이랑 먹는 그런 사람인 거 맞아요. 근데 말예요, 왠지 괜히 그런 마음이 드는 날이 있잖아요. 하얀 잔에 진한 에스프레소를 담아 살짝 새끼 손가락 들고, 그걸 작은 모금으로 나눠 마시고 싶은 날. 거기에 어쩐지 고급스러운 프랑스 디저트를 곁들여 얇은 포크로 몇번이고 나눠서 잘라 먹고 싶은 날. 마음 놓고 한껏 우아해지고 싶을 때면 개인적으로 전 양과자가 떠올라요.
달콤한 마카롱도 좋고, 진한 치즈케이크도 좋고, 부드러운 다쿠아즈도 좋고. 먹는 순간의 분위기를 극대화시켜주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디저트들. 한입에 답싹 삼킬 수도 있게 앙증맞은데, 그럴수록 맘에 드는 화려한 접시에 담아 오래 보고 싶은 그런 녀석들 있잖아요. 그런 디저트는 맛도 중요하지만 눈도 즐거워서 더 신나는 법이라, 생전 하지도 않는 데코를 해보겠답시고 냉장고를 뒤적거리게 되기도 하죠. 상상해보세요. 느긋한 주말 오후의 테이블, 그 위에 내리는 2시의 햇살, 단정한 테이블보를 깔고 하얀 접시를 두는 모습. 그리고 그날 가장 먹고싶은 디저트를 골라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꺼내 접시에 올려두고 갓 끓인 커피를 컵에 따르는 거예요. 뜨거운 액체가 잔에 부딪히는 소리와 데코레이션 된 디저트가 그려내는 그림같은 조화가 나른하게 녹아드는 시간. 별 것 아닌데 사치스러운 기분이 들면서 기쁨이 퐁퐁 솟아난달까.
특히 다쿠아즈의 식감은 그 모든 감각을 두배로 만들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어요. 겉부분은 바삭한데 안쪽은 촉촉하고 부드러운데다, 심지어는 약간 쫀득하기까지. 이런 식감만으로 즐겨도 훌륭한 디저트인 것을, 여기에 블루베리나 호두 크림이 더해져 풍미까지 더하면 정말 ‘다쿠아즈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라는 말이 어떤 뜻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우아함의 정의는 물론, 결코 고정적이지 않지만 저라는 사람은 그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잘 구운 다쿠아즈를 살풋 들어올려 베어물 때 유럽 어딘가의 다과파티에 초대되었다고 상상하게 된단 말이죠. 그러니까 말리지 말아요. 오늘만은 난 몹시 프랑스에 온 기분이니까! 마음껏 행복하게 이 기분을 누리겠어요. 우아하게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