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사람은 사랑을 한다. 혼자 하든, 누군가와 같이하든 아무튼 대부분이 한다. 혹자가 ‘나는 안 하는데?’라고 주장 할지도 모르는데,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조차 침대를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 될 것 같다. 어쨌거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사전적 의미부터 스윽 보고 지나가자

사랑 |

[명사]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어떤 사람이나 존재라는 말로 봐서는 앞에서 말 한 것처럼 사람 말고 다른 것도 포함되는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는 사람에 한정해서 다룰 것을 밝힌다. 누군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면 상대방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필자가 좋아하는 어느 영화에서는 이런 대사가 있다.

“나 좋아한다며, 사랑한다며. 하루 종일 같이 있고 싶다며.”
“가슴 두근거릴 때 무슨 말을 못 해?”

사랑한다는 말은 모두가 쉽게 입에서 뱉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가슴 두근거릴 때 무슨 말을 못 해?’라는 대사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유가 상대방을 사랑해서 인지, 그냥 어려운 사람이라 긴장이 되는 건지 정확히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랑한다고 내뱉어 버리고 만다. ‘사실은 알고 보니 가족력이 심장 질환이더라’일지도 모르는데….

 

‘사랑한다’는 무겁고 중요하며 조심해야 하는 말이다

 

‘사랑해’라는 말은, 사랑을 느끼는 상대방에게 사전적 의미처럼 ‘당신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깁니다’라는 뜻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데에 중요하다.

단순히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정말 중요하고 대단히 조심해야 하는 말이다. 이 사실은 바로 ‘사랑한다’와 ‘좋아한다’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좋아한다는 것은 ‘호감’ 정도에서 그치는 말이지만 사랑한다는 말에는 책임져야 할 일들이 조금 많다.

사랑한다는 말을 상대방에게 건넨다는 것은, 우선 ‘나는 당신을 당신의 지인들 보다는 잘 모르지만, 앞으로 누구보다 당신을 잘 아는 사람이 되겠어요’라는 말이다. 상대방에 관해서 잘 안다는 것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사실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에 대해 안다는 것이다. 관계를 유지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사실은,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데 있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상대방과 함께하고 싶다는 말이기 때문에,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는 ‘신뢰’의 문제다. 사실 이 두 번째 의미가 가장 중요하다. 사실 신뢰는 사랑을 떠나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신뢰는 첫 번째 의미의 연장선인데, 좋아하는 것을 270번 정도 했어도 단 몇 번의 싫어하는 행동은 앞서 했던 270번의 좋은 행동을 참 쉽게 잊히게 만든다. 또한 신뢰한다는 것은 상대방과 가깝다는 뜻이다. 함께 있고 싶다면 가까워져야 하고, 가까워졌다는 것은 신뢰가 생겼다는 말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상대방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는 말이기 때문에, 이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

신뢰가 깨지면, 270번 잘해 봤자 소용없다

 

첫 번째 이유와 두 번째 이유를 이어보면 다음과 같다.

‘나는 당신을 잘 모르지만, 앞으로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될 것이고, 가장 잘 안다는 것은 가장 가깝고 친한 사람이라는 뜻이며, 가장 가깝고 친한 사람이라는 것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당신을 믿는 것은 물론 당신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함께하고 싶습니다.’
다음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다. 단지 ‘당신이 매우 좋습니다’의 뜻이 그것이다. 그 속에는 상대방에게 느끼는 흥미, 관심, 궁금증, 그리고 ‘내 모든 판단은 당신에서 나오고, 당신을 배제하고는 할 수 없습니다’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던 단순히 ‘호감’을 뜻하는 좋아한다는 뜻과 비슷하지만 스노 볼링으로 작은 호감에서 여러 가지가 붙어 거대해진 눈덩이와 같은 것이다.

 

세 번째 이유까지 이어서 ‘사랑한다’는 말을 정의 해보면 이렇다.

‘나는 당신을 잘 모르지만, 앞으로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될 것이고, 가장 잘 안다는 것은 가장 가깝고 친한 사람이라는 뜻이며, 가장 가깝고 친한 사람이라는 것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당신을 믿는 것은 물론 당신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함께하고 싶은 데다가, 심지어 단순히 당신에게 느낀 호감에서 출발한 눈덩이가 이제는 당신에 대한 흥미, 관심, 궁금증에다 모든 판단이 당신을 배제하고는 내려질 수 없는 상황까지 와 있는 상황입니다. 나는 당신을 이만큼 아끼고 귀중히 여기며, 좋아합니다.’


라는 뜻이 된다.사랑한다는 말은 처음에 등장했던 한 줄짜리 사전적 의미뿐만 아니라, 마지막에 정리된 것처럼 읽기에도 지치는 길고 긴 의미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그만큼 무겁고 중요하며 조심해야 하는 말이다. 대단히 놀라운 사실은 필자가 내린 정의는 ‘최소한’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몇 가지가 추가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어느 한 가지가 빠져버리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 ‘사랑’의 관계이다. 상대방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놀랍게도 나는 이만큼이나 당신을 생각하고 좋아합니다’라고 알리는 것이다.

이 세상에 사랑을 혐오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필자가 간곡히 부탁하건대, 이 글을 읽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사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저 최소한마저 지키지 못하겠다면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우 극단적일지도 모르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가볍게 보는 사람들 때문에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그 상처 때문에 ‘사랑’을 혐오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이 세상에는 사랑이 필요하고, 사람의 인생에는 사랑이 필요하다. 모두 노력해서 이 세상에 ‘사랑’을 혐오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가슴이 두근거리면, 왜 두근거리는지 진단부터 내렸으면 좋겠다.

글. 성문경. 사랑한다고 말한 게 언제인 지 기억이 안 난다.